파라과이 빈민촌 아이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버려진 드럼통과 캔으로 악기를 만들어 전 세계 소외된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소외된 청소년들로 구성된 악단이 있습니다. 이들도 세계 곳곳을 돌면서 상처 받은 이들에게 치유와 회복을 이야기했습니다.
27년 전에 한 의사가 시장에 버려진 아이들을 한 명, 두 명 모았고, 이들을 음악으로 일으켜 세우려 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미담입니다. 그런데 이 의사가 지난주에 갑자기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그 사연을 추적했는데, 낮에는 천사같은 이 의사는 밤이면 자신이 돌보는 아이들에게 성폭행을 일삼았습니다.
모두 의사인 62살 김모 씨가 만든 악단에서 10년 넘게 활동하며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경찰에 확인된 여성만 8명, 이중 중학생 등 미성년자가 절반을 넘습니다. 김 씨의 범행은 10년이 훨씬 넘게 지속됐고, 공소시효가 지난 성폭행도 6건이나 됩니다.
1992년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 근처에서 버려진 아이들을 만나게 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단순히 숙식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악기를 가르쳐 오케스트라와 밴드를 만들었습니다. 길거리와 종교단체, 교도소 등 전 세계를 돌며 30년 가까이 공연을 해왔습니다.
국내외에서 '천사' 의사로 소문이 났지만 밤이면 돌봐온 아이들을 성폭행한 이중생활을 해온 것입니다. 지난해 말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지난 2일 김 씨를 구속하고 검찰에 넘겼습니다.
두 얼굴의 천사의사는 그룹홈이라는 아동복지시설을 활용한 것으로 저희 JTBC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공동체 소속 아이들을 그룹홈에 입소시키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통제하고 길들였습니다. 이 그룹홈 대표 자리에는 성인이 된 자신의 성폭행 피해자를 앉혔습니다.
의사 김모 씨는 경기 성남에 그룹홈 3곳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P공동체에서 악단 활동을 하는 아이들 일부를 나눠 입소시켰습니다. 그룹홈은 가정에서 제대로 양육되지 못하는 아동·청소년들을 소규모로 모아 가족적인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3곳 모두 대표에 A 씨를 앉혔습니다. A 씨 역시 어려서부터 밴드에서 활동하며 김 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해왔습니다. 하지만 다 커서는 김 씨 범죄의 조력자가 된 것입니다.
아이들이 공연을 준비한다며 외출이나 외박을 하는 일이 잦았는데, 기록도 남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일상을 통제하면서 김 씨가 범행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계속해서 악단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진로도 마음대로 선택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그룹홈은 김 씨가 아이들을 길들이고 범행을 저지르는 수단으로 전락했습니다.
출처 http://news.jtbc.joins.com/html/424/NB11754424.html
http://news.jtbc.joins.com/html/423/NB117544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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